17년 남사친 결혼 축의금 받고 차단' 물어보살 사연녀 3000만원 소송까지 걸었다

17년 남사친 결혼 축의금 받고 차단’ 물어보살 사연녀 3000만원 소송까지 걸었다








17년 남사친 결혼 축의금 방송 논란
예능 사연이 법정 분쟁으로…’17년 남사친’ 논란의 사회적 파장

[심층] ’17년 남사친’ 방송 논란, 3000만원 소송 제기에도 법원은 ‘패소’…온라인 사연과 법적 경계

입력 2025-06-27

방송 출연이 일으킨 온라인 논란, 그리고 실제 법정 소송까지 이어진 ‘17년 남사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해 17년 지기 남사친과의 결혼 축의금·차단 사연을 공개한 여성 A씨가, 논란 후 남사친 부부를 상대로 명예훼손 손해배상(3,000만원)을 청구했으나, 1·2심 모두 기각됐다. 이번 판결은 단순 예능 사연을 넘어, 개인의 경험과 감정이 온라인·법적 분쟁으로 전이되는 현시대의 단면을 보여줬다.

방송의 파장: ‘남사친’ 논쟁이 불러온 후폭풍

2022년 공개된 해당 방송에서 A씨는 “17년간 친구로 지낸 남사친이 결혼식 후 축의금·선물만 받고 일방적으로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방송 직후 ‘남녀 사이의 우정’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온라인 커뮤니티, 포털, SNS에서 이어졌고, 단순한 사연이 ‘여론 재판’의 장으로 변모했다. 남사친의 아내까지 등장해 커뮤니티에 “실제로 절친이 아니었다”,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공개 반박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연 당사자와 제3자의 시선, 그리고 ‘방송 이후 현실’이 충돌하면서, 방송에서 비롯된 갈등이 현실의 관계 파탄과 사회적 낙인, 나아가 명예훼손 소송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법적 판단: “의견 표명, 명예훼손 아냐”…법원은 왜 기각했나

소송 과정에서 A씨는 “부부가 온라인상에 사실과 다른 글(댓글)을 올려 사회적으로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배우자가 남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댓글을 작성한 것은 의견 표명 범주에 해당하며, 일일이 진실을 확인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봤다.

1·2심 모두 “온라인 게시물의 일부 사실관계가 엄밀히 맞지 않더라도, 명백한 허위사실 적시로 단정하기 어렵고,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며 부부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 확인 없는 감정적 대응”에 법이 선을 그은 셈이다.

온라인 사연→법적 분쟁, 현대사회의 새로운 갈등 양상

이 사건은 온라인 사연의 사회적 파장과, 대중이 공론장에 던지는 ‘댓글의 무게’가 점점 더 커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방송·커뮤니티 공간은 익명성, 감정과 사실이 뒤섞여 본질을 흐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방송 사연이 사회적 낙인과 실질적 피해(불매, 명예훼손, 법적 소송)로 이어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 경험이 미디어·SNS에 오를 경우, 실명·익명 불문하고 파장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감정적 대응이나 공개 비난보다는, 갈등의 본질에 집중한 대화·조율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INPLER 시각: 신중한 이야기 소비, 공론장의 책임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사적 경험이 ‘예능’이라는 포장 아래서 전국적 이슈로 변하고, 다시 온라인과 법정으로 이어지는 ‘현대 갈등의 공식’을 보여줬다. “나의 사연, 타인의 해석, 사회의 반응”이 겹치면서 본질은 사라지고, 오해와 낙인, 고소·반박·고발이 반복되는 흐름이다.

대중은 방송 사연 소비에 앞서, ‘타인의 삶에 대한 공감과 절제’가 필요하며, 미디어 역시 공론화로 인한 2차 피해를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더 많은 개인의 이야기가 방송과 온라인에서 소비될 현실에서, 사연의 파장과 책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한층 강화되어야 할 때다.

박병규 기자 bk@inpl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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